HOME   |   LOGIN   |   JOIN
언론보도
제목 [헤럴드 경제] 밥 먹을때 땀범벅… 식생활 개선이 藥 <<신문 보도자료>>
조회수 8,954 등록날짜 2008-07-02
밥 먹을때 땀범벅… 식생활 개선이 藥 낙지볶음ㆍ김치찌개… 매운 음식만 먹으면 굵은 땀방울로 ‘사우나’ “몸이 허해서” 는 오해 심리적 긴장 등이 원인 천천히 먹고 과식 금지… 자극성 강한것 피해야 1년후 증세 확실히 개선 ‘미각다한증’예방과 치료법 직장인 정호석(38) 씨는 맵거나 뜨거운 음식을 먹기만 하면 마치 사우나에 들어 앉은 듯 굵은 땀방울을 쏟아낸다. 자주 점심을 함께 하는 동료들은 정씨의 땀 흘리는 모습을 목격할 때마다 “몸이 허약해서 그렇다. 보약 한 첩 지어 먹으라”며 놀린다. 식당에서 낙지볶음, 김치찌개, 아구찜 등을 먹을 때는 옆 테이블 손님 눈치를 봐야 할 때도 있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는 요즘은 상태가 더욱 심하다. 종이 냅킨을 여러 겹 뭉쳐 연방 훔쳐내도 턱에 맺힌 땀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정 씨는 “옷과 얼굴이 젖는 것은 차치하고 창피해서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할 때가 많다”며 “몸이 허하다는 놀림을 하도 들어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땀이 나는 것은 체온을 적절한 상태로 유지하고 조절하기 위한 자연스런 생리 현상이다. 그러나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신체 일부나 전신에서 땀이 나는 것은 일종의 병이다. 이를 다한증이라고 한다. 특히 음식 맛에 반응해 땀이 과도하게 흐르는 것은 미각다한증이다.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국민 중 약 1~5%가 미각다한증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각다한증이 있는 사람은 주로 맵거나 뜨거운 것을 먹을 때 엄청난 양의 땀을 얼굴, 머리에서 쏟아낸다. 여름철엔 더위에 미각다한증까지 보태져 땀의 ‘홍수’를 이룬다. 단정치 못하고 지저분해 보이기 십상이다. 대인관계에서 문제가 될 소지가 없지 않다. 경희대병원 흉부외과 조규석 교수는 “요즘 미각다한증으로 고민하다 내원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며 “과거엔 의사나 환자나 다한증과 미각다한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최근 들어 질병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각다한증이 생기는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 학술지에 따르면 본태성 다한증의 경우 교감신경계의 비정상적인 자극에 의해 발생하고 환자 약 25%가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경희대한방병원의 정희재 교수는 “미각신경이 어떤 이유로 비정상적으로 작동하거나, 소화액 분비를 자극하는 호르몬이 위장 점막뿐 아니라 얼굴 점막에도 작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한방에선 위장에 열이 많은 것도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규석 교수는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활발한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이 밖에도 뇌수술을 받거나 사고로 머리를 다친 뒤 매운 음식이 아니라 초컬릿과 같은 단 음식을 먹었을 때도 땀을 흘리는 등 특정 물질에 예민해지는 사례도 보고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심리적인 이유도 작용한다. 심장 흥분도를 알아보는 자율신경 교감 테스트를 해보면 미각다한증 환자들은 긴장성이 높게 나타난다. 심리적인 긴장 상황으로 미각다한증이 생길 수 있는 개연성을 의미한다. 이들은 매운 음식을 섭취할 때뿐만 아니라 상상만으로도 땀이 난다. 미각다한증 환자들은 대부분 ‘몸이 허약하다’는 오해를 받는다. 그러나 사실이 아니다. 정희재 교수는 “과거에 잘 먹지 못하던 시절에는 몸이 허약해 뜨거운 국을 마실 때 땀을 쏟는 사람이 많았다. 이들은 입술 주변에 유독 땀이 많이 난다. 하지만 근래에는 너무 잘 먹어서 열이 많은 사람에게 미각다한증이 많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미각다한증의 뚜렷한 예방법은 없다. 그러나 치료법은 비교적 다양하게 나와 있다. 우선 땀 분비를 막는 스프레이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효과가 2, 3일에 불과하며 장기간 사용 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의사들은 지적한다. 성형수술에 자주 쓰이는 신경차단제인 보톡스도 미각다한증 치료에 활용된다. 김상태 드림성형외과 원장은 “보톡스를 안면 필요 부위에 주입해 땀 분비를 막을 수 있다”며 “하지만 보톡스 효과가 떨어진 3~8개월 뒤에는 다시 주사를 맞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고 설명했다. 외과적 수술도 이뤄지고 있다. 조규석 교수는 “운동선수, 화가, 미용사, 대인관계가 많은 직장인들은 증세가 매우 심한 경우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며 “흉강내시경을 통해 교감신경을 차단하는 수술로 전신마취 후 30 가량 걸리며 재발은 드문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치료법들은 ‘보상성 다한증’이 생길 가능성은 감안해야 한다. 원래 땀이 나던 곳은 치료가 되는 대신 팔, 가슴, 발 등 다른 부위로 전이돼 더 많은 땀이 나는 것이다. 얼굴 대신 바지가 다 젖을 정도로 땀이 날 수도 있다. 정희재 교수는 중증이 아니라면 생활습관을 고치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개선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 교수는 “한방에선 위 기능을 저하시켜 몸의 균형을 맞추는 약물 치료와 침 치료를 병행하지만 생활습관이 고쳐지지 않으면 반드시 재발한다. 생활습관 개선이 미각다한증의 전부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라며 “맵고 자극적인 음식은 아무리 맛있어도 최대한 피해야 한다. 천천히 먹고 과식하지 않는 습관을 지키면 1년 후에는 증세가 확실히 개선된다”고 말했다. <도움말: 정희재 경희대한방병원 한방5내과 교수, 조규석 경희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김상태 드림성형외과 잠실롯데호텔점 원장> 조용직 기자(yjc@heraldm.com) 2008.05.21
  •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