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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제목 [헤럴드경제 신문] 내가 아직도 네 친구로 보이니? << 신문보도자료 >>
조회수 6,025 등록날짜 2008-02-29
[헤럴드경제 신문] 2008. 02. 28 내가 아직도 네 친구로 보이니? [HEALTH -현실화된"페이스 오프"] 레이싱걸 촬영이 취미인 2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지난해 한 행사장에서 놀라운 경험을 했다. 여기서 처음 본 줄로만 알았던 신인모델 K씨가 실은 1년여 전까지 자신이 좋아하고 쫓아다녔던 모델 L씨였던 것. 이름과 함께 얼굴을 완전히 바꾼 그를 김씨는 전혀 알아보지 못했다. 행사관계자에게 이런 사실을 귀띔받고서도 한동안 믿을 수 없었다. K씨가 허리에 손을 얹고 다른 한 손으로 V자를 그리는 L씨 특유의 제스처를 취하는 광경에서는 몸서리가 쳐졌다. 눈, 코, 입술과 가슴, 얼굴 윤곽이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거무잡잡하던 피부까지 하얗게 변해 있었다. 20여 년 전 이야기를 꺼내보자. 지난 1982년 망명했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처조카 고 이한영씨를 기억하는지. 스위스 어학연수 중 한국으로 도망쳐 온 그는 신분을 숨기기 위해 성형수술을 받았다. 성형외과에 두 달간 입원해 있으면서 1차로 눈과 코를, 2차로 턱과 이마, 마지막으로 귀를 수술해 제2의 인물로서 새로운 삶을 살고자 했다. 하지만 이런 보람도 없이 꼭 11년 전인 97년 2월 결국 괴한에 의해 피살되고 말았다. 이한영씨가 받았던 성형수술은 당시의 의료 수준을 고려해 보면 엄청난 "대규모 공사"였다. 요즘도 80년대에 받은 수술이 잘못돼 재수술을 받거나 부작용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미용이 아닌 생존을 위해 택한 수술이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그에게 연민을 보냈다. 하지만 요즘은 어떤가. A라는 인물이 성형을 통해 A"가 아니라 전혀 다른 인물인 B로 재탄생하는 것은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흔한 일이 되고 있다. "페이스오프"는 이미 현실이다. 지난 해 1월에는 성형수술을 악용한 30대 여자의 영화 같은 사기극이 실제로 발생해 큰 이슈가 되기도 했다. 지인들에게 3억 원을 가로챈 그녀는 유명 성형외과에서 눈, 코, 입, 볼, 눈썹 등을 고쳐 아예 다른 사람 행세를 했다. 코뼈를 세우고 턱을 깎는 것은 물론 눈 모양도 동그랗게 바꿨다. 이런 그의 모습은 용의자 사진과 전혀 달라 경찰도 한동안 그를 찾지 못했을 정도다. 이한영 씨가 수술을 받았던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는 성형 붐이 일기 시작했을 무렵이었다. 그 때도 가장 많이 수술했던 부위는 단연 눈과 코였다. 치료 성형도 있기는 했으나 미용성형을 더 선호하는 추세는 지금과 같다. 성형에 대한 인식도 그다지 나쁘지는 않았다. 단지 부모가 물려준 얼굴에 손을 댄다는 두려움과 부작용에 대한 걱정이 있었을 뿐이다. 당시의 쌍꺼풀 수술은 단순히 말 그대로 쌍꺼풀을 찍어내는 수술에 불과했다. 눈과 눈 사이가 멀어 답답해 보이는 사람에게 앞트임 수술을 한다거나 처진 눈의 경우는 눈꼬리를 올려주는 선택적인 수술은 없었다. 코 수술 역시 콧대만 높여주는데 국한된 융비술만 있었다. 그 당시에도 실리콘을 사용했는데 요즘 것에 비해 재질이 안 좋았을 뿐 아니라, 코 안에서 실리콘이 움직였다고 한다. 과거에도 이마에 실리콘을 삽입하는 수술이 드물게 이뤄졌다. 단지 지금보다 그 재질이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한영 씨의 경우는 신분을 감추기 위해 당시로선 드문 수술을 택했다. 현재의 이마 수술은 자신의 이마를 이식하는 자가지방이식과 실리콘이나 고어텍스를 삽입하는 수술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턱 역시 지금처럼 흔하지는 않았으며보형물을 사용해 틀어간 턱을 나오게 하거나 나온 턱을 깎아서 들어가도록 하는 수술 등이 있었다. 귀는 예나 지금이나 재건 수술인 경우가 많다. 특히 당나귀 귀 수술이나 매몰귀 수술이 많이 행해진다. 당나귀 귀 수술은 앞으로 튀어나온 귀를 뒤로 넘겨 겹쳐지게 해주는 수술이다. 매몰귀 수술은 매몰된 귀를 바깥으로 끌어내 빈 부분에 피부이식을 하거나 피판술(피부를 채워주는 것)을 한다. 요즘 강남권 유명 성형외과에 내원하는 전체 환자들 중 약 5%는 평균 5곳 이상 성형을 하는 이들이라고 한다. 특히 사회적 지위가 있는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전문직 여성, 소위 "골드미스"들이 자기 관리 차원에서 이같이 선택하는 경우가 많단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만족도가 높으리라고는 누구도 보장할 수 없다. 그 이상의 것을 원하는 심리 때문이다. 드림성형외과 잠실롯데호텔점의 김상태 원장은 "환자가 원할 경우 상담을 거쳐 여러 곳을 수술하는 일이 보편화된 게 사실"이라면서도 "외모보다 내면의 성숙함을 키우려는 사고가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BK동양성형외과의 신용호 원장도 "최근 성형 트렌드는 환골탈태가 아닌 "티나지 않는 자연스러움"이므로 드라마틱한 결과를 기대해선 안된다"고 주문했다. <도움말:김상태 드림성형외과 원장, 신용호 BK동양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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